오늘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뜻밖의 광경을 목도했다.
종종 점심을 먹으러 가던 가게 근처에 그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아주머니+아이들이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닥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별 생각없이 그 무리를 지나쳤다.
'어쩌면 그럴 수가..', '말도 안 되는....', '무서워서 못살겠다' 등등의 대화가 귓가를 스쳤다.
바로 그 앞의 돈가스집에 들어가 한가롭게 신문을 보며 음식을 기다리고 있던 나는 곧 평소와 '뭔가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귀를 기울여 보니 뒷테이블의 사람들도 웅성웅성,
'이거 무슨 일이 있나?' 이상하게 생각할즈음,
딸랑~하고 가게 종이 울리며 웬 사람이 들어오더니 내 뒷테이블에 털썩 앉으며 운을 뗐다.
"XX일보 사회부 기잡니다."
뭐야, 이거.
심상챦다.
XX일보 기자는 하얀 수첩을 척 꺼내더니 가게 주인 아주머니와 뒷테이블 동네주민들을 붙들고 마치 형사처럼 질문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평소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까?', '동네 주민들과의 사이는 어땠나요?', "동네 사람들과 시비가 붙거나 그런 적은 없었습니까?"
자세히 들어보니 맞은 편의 '신발 가게'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 같다.
뭔가 큰 사건이 터진 모양이었다. 얼른 듣기론 이 동네에 무슨 살인사건이라도 났나 싶었다.
밥을 다 먹고 계산을 하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슬쩍 물었다.
"이 동네에 무슨 사건이라도 났나요?"
"아유, 뉴스 못 봤어?"
네, 못 봤습니다; 이번 주말 무지하게 바빴거든요;;
대강 주워 듣기로는 맞은 편 신발 가게 주인이 누구를 살해했다는 얘긴 거 같았다.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근처에는 동네 주민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들도 그 앞에 서 있기는 싫었는지
마치 부정이라도 탈까 두려워하는 것마냥 그곳에서 멀찍이 떨어져 모여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인터넷에서 뉴스를 뒤져봤다.
찾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아주 톱뉴스였다.
[연합뉴스] 초등생 유괴살해 용의 父子 검거
시간만 잘 맞췄으면 현장검증까지 볼 뻔 했다.
꽤 자주 지나쳤던 길이다.
언제나 돈가스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올 때면
그 집 신발들이 눈에 들어왔었다.
사건이 나기 전날 목요일에도 그곳을 지나갔다.
무심히 지나치며 햇빛에 반짝거리는 구두들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평범하고도 평범한 시장 한 구석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신발 가게 안에서
그런 소름끼치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뉴스에서나 보던 먼 '惡'이란 존재가 일상으로 갑자기 뛰어들어온 느낌이었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생각해보면 악은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다.
길을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얼굴을 마주하는 내 이웃의 속에, 그리고 내 속에도.
단지 수면 아래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조용히 잠자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잔잔한 수면을 보면서 안심하고 어느덧 그 존재까지 잊고 있지만,
그것은 늘 우리 곁에 있어왔고 또 언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도 우리를 보고 있다.
종종 점심을 먹으러 가던 가게 근처에 그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한 무리의 아주머니+아이들이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닥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별 생각없이 그 무리를 지나쳤다.
'어쩌면 그럴 수가..', '말도 안 되는....', '무서워서 못살겠다' 등등의 대화가 귓가를 스쳤다.
바로 그 앞의 돈가스집에 들어가 한가롭게 신문을 보며 음식을 기다리고 있던 나는 곧 평소와 '뭔가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귀를 기울여 보니 뒷테이블의 사람들도 웅성웅성,
'이거 무슨 일이 있나?' 이상하게 생각할즈음,
딸랑~하고 가게 종이 울리며 웬 사람이 들어오더니 내 뒷테이블에 털썩 앉으며 운을 뗐다.
"XX일보 사회부 기잡니다."
뭐야, 이거.
심상챦다.
XX일보 기자는 하얀 수첩을 척 꺼내더니 가게 주인 아주머니와 뒷테이블 동네주민들을 붙들고 마치 형사처럼 질문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평소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까?', '동네 주민들과의 사이는 어땠나요?', "동네 사람들과 시비가 붙거나 그런 적은 없었습니까?"
자세히 들어보니 맞은 편의 '신발 가게'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 같다.
뭔가 큰 사건이 터진 모양이었다. 얼른 듣기론 이 동네에 무슨 살인사건이라도 났나 싶었다.
밥을 다 먹고 계산을 하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슬쩍 물었다.
"이 동네에 무슨 사건이라도 났나요?"
"아유, 뉴스 못 봤어?"
네, 못 봤습니다; 이번 주말 무지하게 바빴거든요;;
대강 주워 듣기로는 맞은 편 신발 가게 주인이 누구를 살해했다는 얘긴 거 같았다.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근처에는 동네 주민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들도 그 앞에 서 있기는 싫었는지
마치 부정이라도 탈까 두려워하는 것마냥 그곳에서 멀찍이 떨어져 모여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인터넷에서 뉴스를 뒤져봤다.
찾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아주 톱뉴스였다.
[연합뉴스] 초등생 유괴살해 용의 父子 검거
시간만 잘 맞췄으면 현장검증까지 볼 뻔 했다.
꽤 자주 지나쳤던 길이다.
언제나 돈가스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올 때면
그 집 신발들이 눈에 들어왔었다.
사건이 나기 전날 목요일에도 그곳을 지나갔다.
무심히 지나치며 햇빛에 반짝거리는 구두들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평범하고도 평범한 시장 한 구석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신발 가게 안에서
그런 소름끼치는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뉴스에서나 보던 먼 '惡'이란 존재가 일상으로 갑자기 뛰어들어온 느낌이었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생각해보면 악은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다.
길을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얼굴을 마주하는 내 이웃의 속에, 그리고 내 속에도.
단지 수면 아래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조용히 잠자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잔잔한 수면을 보면서 안심하고 어느덧 그 존재까지 잊고 있지만,
그것은 늘 우리 곁에 있어왔고 또 언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도 우리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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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2006/05/10 15:57진짜 톱뉴스로 시끄러웠던 그 일이네.
글 읽으면서 소름이 쫙-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도 우리를 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