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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10 [시트콤] 사랑의 비영속성 - 소울메이트 (4)

그 두 사람은 다시 만났을까.
엔딩씬을 보며 생각했다.
소울메이트 두 사람은 다시 만났을까.
아마도 만났겠지. 꼭 드라마라서가 아니라 때로 그런 우연이 있기도 하니까.
그리고 우연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한쪽의 의지만 있어도)
다시 만날 수 있는 게 요즘의 세상이니까.
(미니홈피만 잘 파도 웬만큼은 다 만날 수 있다;)

그러고보면 운명보다 더 중요한 건 운명에 대한 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니, 확신에서 나오는 의지일까.

사랑은 변하지 않을까?
마음의 문제는 정답이란 게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의지를 초월한 존재가
대신 결정의 계기를 던져주길 바란다.
이건 운명이다,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었다 그런 말들로 마음 속의 불안, 혹은 가책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렇다면 극중 대사에서 나오듯이 '운명이란 편하게 사랑하기 위해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환상'이 맞을지도 모른다.

<소울메이트>를 보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건 '운명적인 사랑이 존재할까?'가 아니라
'왜 사랑이 변하는 걸 인정할 수 없을까?'였다.
'운명이 정해준 소울메이트의 만남'도 현실 속으로 오면 '남의 애인 가로채기',
'결혼 앞두고 여친 선배와 바람나기'라는 불륜틱한 문구로 변색해버린다.
물론 사랑이 '어제는 떡볶이가 좋았는데 오늘은 순대가 좋아졌다' 같은 단순한 문제가 아닐테지만.

'지금까지 했던 사랑한다는 말은 다 거짓입니까?'

이 말에는 '사랑은 변하는 게 아니잖아욧!'이라는 강한 항의가 들어있다.
정답은 '그 말도 진심이었지만 지금은 맘이 바뀌었어요'가 와야될 것 같지만
변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 때문인지
한번도 이런 대답이 나오는 건 못 봤다.

인간이란 존재가 태어나 딱 한번만 사랑하는 걸로
처음부터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 삶의 과정 속에서는 두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기도 하고
영원을 맹세했다가 하루 아침에 변하기도 한다.
(다행인 것은 죽을만큼 아픈 기억도 언젠가는 잊혀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변치 않는 사랑을 할 수 있을만큼 인간은 강한 존재가 아니다.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 운명의 소울메이트가 어딘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보다
더 환타지일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면 연애라는 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사랑의 비영속성을 학습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아,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 얘기가 아닌데.
운명적인 사랑을 얘기하는 이 드라마에서
거꾸로 사랑의 비영속성에 대해 고찰하게 되다니.

어쨌든 해피엔딩
모르긴 몰라도...

아마 유진이는 이별의 아픔을 이겨냈을 것이다.
아마 수경&동욱은 일본에서 재회했을 것이다.
운명 혹은 사람의 의지로.

끝은 알 수 없어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해피엔딩.
2006/06/10 14:55 2006/06/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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