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노래가 좋다.
훌륭한 장년의 시기에 들어선 것인가.
'요즘 것들이 듣는 노래는......쯧쯧.'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이러고 있다.
생각해보면 최근 유행하는 노래가 뭔지 잘 모른다.
윈엠프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죄 옛날 노래다.
심지어 7,80년대 고리짝적 노래까지 심심찮게 끼어있다.
(학교 다닐 때도 그 시절 노래는 안 들었는데 이게 웬일)
그런 의미에서 요즘 빠져 있는 노래, 도나 섬머의 <Last Dance>.
1978년에 발표된 곡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굉장한 히트를 했다고 한다.
도나 섬머에게 첫번째 그래미를 안겨주고 그 해의 노래 후보에까지 올랐다니 꽤 유명한 노래임은 분명하다.
비록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노래를 전혀 몰랐지만.
이 노래를 처음 접한 건 엉뚱하게도 피겨음악으로서다.
이 <Last Dance>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 피겨 선수 유키나 오타의 2003년 시즌 갈라곡이다.
▶ Yukina Ota 2003 NHK Trophy EX
이것 봐라. 신나지 않는가.
해설을 맡은 일본 아나운서의 지나치게 정직한 발음 때문에('응? どな様?’) 아주 약간 헤매긴 했으나, 별 문제 없이 이 노래를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 세상이 좋은지라 그 옛날의 뮤직비디오까지 잘 감상했다. 1970년대다운 정겹기도 하고 살짝 깨기도 하는 옛스런 뮤비지만 나름 보는 재미는 있다.
그리고 라이브 클립을 찾다가 유투브에서 찾은 이 보배로운 영상.
▶ Donna Summer - Last dance (Midnight Special in 1978)
무려 1978년도 라이브. 이 은혜로운 화질과 영상을 보시라.
이건 그야말로 감동, 닥치고 찬양, 도나 언니 짱 드셈......또 붙일 말 없나.
도도하고 힘있는 보컬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며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카리스마와 쇼맨쉽. 슬로우템포든 업템포든 껌으로 넘나들며 그냥 압도하신다.
완전 신나, 앗싸!
관련 동영상에 아메리칸 아이돌 얼라들이 부른 것도 있는데 이건 뭐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후 라이브 영상.
▶ Donna Summer - Last dance (Live and More Encore in 1999)
도도하기까지 한 자신감이 느껴지던 보컬이 달라졌다.
더 여유롭고 깊어졌다. 그리고 너그러워졌다.
무엇에? 글쎄. 시간 혹은 세월이 아닐까.
70년 대의 섬머가 부르는 last dance는 어딘가 절박한 느낌이 있었다.
이 순간이 끝나면 우리는 영원히 안녕이라는 그런 절박한 느낌.
그건 앞으로 어떤 시간이 다가올지 알 수 없기에 생겨나는 불안감 같은 것이다.
그러나 20년 후의 섬머가 부르는 last dance은 너그럽고 여유롭다.
이 순간이 끝나면 영원히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인생에선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지. 살다 보면 한번쯤 우연히 만날 수도 있을까? 아니더라도 어쩔 수 없지.
....그런, 체념보다는 달관에 가까운 여유로움.
그건 긴 세월을 헤쳐 지나온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연륜이라고 하나.
나이를 먹는다는 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멋진 일이 아닌가.
So Let's dance, this last dance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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