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레인'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번역] 총총 (悤悤)

未開封新品/번역글 2006/12/30 14:39 by 더블레인

제비는 날아갔다 다시 돌아오고, 버들가지는 시들었다가 다시 푸르러지며, 복숭아꽃은 졌다가도 다시 핀다.
그러나 총명한 그대, 가르쳐 주게. 우리의 날들은 왜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가? 누군가 훔쳐간 것이라면 그건 누군가? 또 어디에 감춰둔 것인가? 스스로 달아난 것이라면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이 나에게 얼마만큼의 날들을 주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손 안은 분명 점점 비어간다. 가만히 세어보면 팔천여 일이 이미 내 손 안에서 흘러나갔다. 마치 바늘 끝에서 바닷물이 한 방울 떨어지듯 나의 날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새어나간다. 소리 없이, 또한 그림자도 없이. 나는 감출 길 없이 고개를 주억이며 눈물을 흘릴 뿐이다.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오는 것인데, 오고 가는 순간이 또한 어찌 이리도 총총한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작은 방안 구석구석을 기울어진 태양이 비춘다. 태양에도 발이 있는지 깡총거리며 옮겨다니고 나 또한 망연히 따라 돌아간다. 세수를 할 때면 시간은 세숫대야에서 흘러가고 밥을 먹을 때면 시간은 밥 그릇 사이로 지나간다. 멍하니 있을 때는 두 눈 앞을 스쳐간다. 그 바쁜 모양을 바라보며 손을 뻗어 붙잡으려하면 그것은 막아선 손 사이로 빠져나간다. 해가 지고 침대에 누우면 그는 영리하게도 내 몸 위를 뛰어넘어 발치로 날아간다. 눈을 떠 태양을 다시 볼 때면 이미 또 하루가 흘러가버린 셈이다. 나는 얼굴을 감싼 채 한숨을 쉰다. 그러나 새로 다가온 날의 그림자는 또한 한숨을 스쳐 지나가기 시작한다.

날 듯이 달아나는 날들 속에서, 넓디 넓은 세상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로지 정처없이 헤매일 뿐, 오로지 총총히 바쁠 뿐이다. 팔천여 일의 총총함 속에서 헤맨 것을 빼면 무엇이 남는가? 지나간 날들은 연기처럼 미풍 속에 흩어졌다. 옅은 안개가 첫 태양빛에 의해 증발하듯이.
나는 어떤 흔적들을 남기고 있는가? 거미줄 같은 흔적이라도 남기고 있는가? 맨몸으로 이 세상에 와서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맨몸으로 돌아갈 뿐인데. 공평하지 못하게도, 어찌하여 이 한 번을 헛되어 흘려보내야 하는 것인가?

총명한 그대, 말해주게. 우리의 날들은 왜 한번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가?

                                                      作者 : 朱自淸
                                                      1922年 3月 28日
                                                      (原載 1922年 4月 11日 <時事新報 文學旬刊> 第34期)

2006/12/30 14:39 2006/12/30 14:39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 79 
BLOG main image
+人生已经太匆匆+

by 더블레인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79)
小少談譚 (45)
未開封新品 (3)
本人의 趣向 (21)
衣食住 (10)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09/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extcubeDesignMyself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