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레인'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사카키 카즈키의 <抱きしめたい>를 읽고 있다.

抱きしめたい
안고 싶어

어떤 격정이 느껴지는 제목과는 다르게 소설 전체의 분위기는
인물들의 심리에 맞춰 잔잔하면서도 미묘하게 진행된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K의 노래와 제목이 같은데다가
-원래는 Mr. Children의 노래에 따온 제목이라고 하지만-
어쩐지 노래 가사와도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K의 <抱きしめたい>를 들으며 <抱きしめたい>를 읽는 기분은 각별했다.

抱きしめて欲しいっていうか
안고 싶다고 말할까

抱きしめたい
안고 싶어

닿지 않는 안타까움.
아키라와 유키야의 사랑이란 이런 게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했다.
분명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 존재하고 있는데
손을 뻗어 만져봐도 팔을 내밀어 껴안아봐도,
도무지 닿아있는 것 같지가 않은 그런 느낌이겠지.

이른바 마음의 문제다.
분명 사랑하는 것은 상대방인데도 그 마음을 잡을 수 없다.
혹은 그 마음이 도무지 내게 향해 있는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내 마음을 온전히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은 다른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건 처음의 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나 다시 쫓는다 해도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바로 곁에 있다 해도 앗 하는 사이에 떠나버릴 것 같다는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다가와 두 주인공 중 어느 쪽도 진심으로 미워할 수 없었다.

그러고보면 이 소설을 지금으로부터 약 6~7년 전쯤 처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땐 중간쯤 읽다가 너무 화가 나서 도중에 관둬버렸다.
왜냐하면 그렇게나 사랑하고 있다면서 연인을 배반하고
동시에 사랑하고 있다는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 주인공 때문이었다.
사랑이 식어서 떠난다면 그나마 납득할 수 있는데,
너도 사랑하지만 저 사람도 사랑해서 이별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
더 화가 났던 건 그게 상대방이 자기를 온전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책임전가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확실히 그땐 어렸다, 이 내가.
사랑이 변한다는 걸 용납하지 못했을 뿐더러
둘을 동시에 사랑한다는 상황을 인정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그때의 '결벽증'은 없다.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 유키야와 아키라가
회사 옥상에서 8년 간의 연애를 이별로 끝맺는 장면이다.
(물론 그 전에 집으로 찾아간 유키야가 아키라의 새 연인과 마주친 후
엘리베이터 앞에서 아키라와 다투는 장면도 좋아한다)


「-----뭔가 할 말 없는 거야?」
추궁하듯이 공격의 화살을 돌려와서, 유키야는 눈을 내리깔았다.
곧 시선을 든다.
「……잘 되면 좋겠네, 그 사람이랑」
「-----!」
카미료오는 발끈한 듯이 왼손을 들려고 했지만, 곧 포기한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냐-----그런 기분이야?」
반쯤 자조하듯이 중얼거렸다.
「어차피 그렇겠지. 뭘 기대해도, 나는 고작해야 우정 페넌트야」
「아키라, 내가 싫어?」
초조하게 내뱉는 카미료오에게 조용히 묻자, 핫 하고 입을 다문다.
「……그렇게 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낮은 목소리가 말했다.
무슨 뜻이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떠나가는 카미료오의 등을 유키야는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꿈이 가슴에 되살아난다. 철탑 꼭대기에, 오직 혼자서 남겨졌다. 적막과, 비
참하던 기분.
하지만, 꿈 속처럼,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유키야는 자문한다. 왜 자신은 울지도 않는 것일까. 손 안에서 떠나가는 사랑
을, 담담히 지켜보며.
그것이, 카미료오가 말하는,「귀엽지 않은」것의 근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부분도 포함해서, 카미료오는 사랑해 준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책망해도 어쩔 수 없는 일. 마음이 식은 것이다.
시작도 끝도, 사랑에 이유같은 건 없다


조용하고 담담하게 서로에게 이별을 고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다만 씁쓸한 기분으로
뒷모습을 보이는 그 장면이 뭐라 말할 수 없이 마음에 들었다.
연애라는 것. 8년 동안 사랑을 하고 몸을 겹치고 수없는 시간을 함께 해왔지만
결국 어느 쪽도 진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죄책감을 덜기 위한 얄팍한 인사 한 마디를 남긴 채 등을 돌리는 것이다.

중국어에는 헤어짐, 이별을 나타내는 여러 표현이 있다.
分手, 離開.
이 두 말의 공통점은 이어져 있던 것이 갈라졌다는 의미에 있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서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잠깐의 마음의 변화가 나와 그의 손을 이어지게 하고
같은 곳을 향해 걸음을 나란히 하게 한다.
그러나 결국 어긋나면 우리는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각각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지구 한 바퀴를 다 돌아야할지
모퉁이 하나만 돌아 다시 얼굴을 맞이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이 소설에서는 결국 둘은 다시 만난다.
소설 속의 두 사람이지만 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동시에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이 세상은 어떠한가.
소설 속의 우연을 기대하기엔 현실은 가차없고,
인연을 잇기 위한 용기를 내기엔 인간은 생각이 너무 많다.
우연도 내 편이 아니고 용기도 없다면 남는 것은....
그저 마음에 담아둘 밖에.
2007/09/23 11:50 2007/09/23 11:50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 79 
BLOG main image
+人生已经太匆匆+

by 더블레인

공지사항

카테고리

전체 (79)
小少談譚 (45)
未開封新品 (3)
本人의 趣向 (21)
衣食住 (10)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09/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extcubeDesignMyselfget rss